11월 6일(일), 중마, 가장 힘들었던 풀코스 완주... [중앙마라톤 참가후기]
- 대회명 : 중앙일보 마라톤
- 장소 : 잠실운동장-성남
- 참가종목 : 42.195km
- 날씨 : 비(13-19℃)
10월 23일의 춘마를 달리기전부터 열흘 정도 감기로 고생했는데, 춘마 후에 과음을 몇 번했더니 완전히 악화되었다. 너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아예 운동을 중단하고 쉬기만 했다. 감기로는 병원에 가지를 않는데, 중마 때문에 이비인후과까지 갔다. 그런데도 컨디션이 나쁘니 중마를 며칠 앞두고는 대회를 나가지 말까하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풀코스 달리는 것이 두렵게까지 느껴졌던 적은 처음인 것 같다.
대회 전날이 되어 달리기 감이라도 느끼기 위해 공원에 나가 조깅과 페이스주를 했다. 30분을 달리니 어느 정도 감은 오는데, 얼마나 운동을 안했으면 허벅지와 종아리가 뻐근해졌다. 내일은 비까지 온다니 상황이 더욱 좋지 않다.
새벽5시에 일어나서 간단히 식사를 하고, 종합운동장으로 향했다. 6시30분이 좀 못되어 도착해 보니 동호회 몇 분이 벌써 나와계신다. 날씨는 흐릴대로 흐려서 곧 비가 쏟아질 듯하다. 조금 지나니 비가 많이 쏟아져서 지하철역사로 내려가서 스트레칭을 마쳤다. 옷도 갈아입고, 비닐도 뒤집어 써서 체온을 유지하는데 신경을 썼다. 물품을 맡기고, 운동장 외부의 비가 오지 않는 곳에서 워밍업을 했다.
8시 10분이 조금 넘어 출발했다. 그룹별로 출발하지 않고, 함께 출발하다 보니 어수선하고 뛰기가 쉽지 않은데다가 비로 인해 물웅덩이가 곳곳에 있어 피해서 달리려니 여간 신경쓰이는 것이 아니다. 1km를 달리니 5분35초가 걸려 너무 늦다는 생각이 들었다. 서서히 속도를 높여봤다. 감기로 인해 컨디션은 나쁘지만 최선을 다해서 달려야 하지 않겠는가?
조금 달렸더니 몸도 달구어지고, 비닐을 버린 다음에 본격적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하프 기록이 1시간35분 정도였으니 좀 빠르게 달린 것이다. 페이스만 유지하면 충분히 3시간 20분이내에 달릴 것 같은데, 문제는 15km 지점부터 오른쪽 무릎에 통증이 왔다. 기권을 할까하는 생각도 했지만 그러기는 너무 빠르고 싫었다. 25km 지점을 지나니 통증은 잊혀졌는데, 이제는 페이스가 뚝뚝 떨어진다. 페이스를 올려보기 위해서 호흡도 바꿔보고 했는데, 떨어진 페이스가 올라가지를 않을 뿐더러 32km부터는 왼쪽 종아리와 허벅지에 쥐가 나기 시작한다. 훈련을 안한 대가이기에 방법이 없다. 최대한 다리에 힘이 가지 않도록 하면서 그냥 달렸다. 40km 근처에 오니 왼쪽 발바닥까지 통증이 온다. 그래도 이젠 다왔다는 생각만을 하면서 무조건 달렸다.
이번 중마를 통해서 3가지 교훈을 배웠다.
첫째, 컨디션 관리도 능력이다. 자기관리를 철저히 해서 좋은 컨디션으로 대회에 임하는 것도 중요한 능력이기에 앞으로 이 점을 신경써야겠다.
둘째, 마라톤은 역시 훈련을 해야 된다는 것이다. 훈련을 안하니까 쥐가 나고, 무릎과 발바닥에 통증이 온다. 몸에 무리가 되었다는 징조이리라. 좀 더 철저히 훈련을 해서 몸에 큰 부담을 느끼지 않으면서 달릴 수 있어야 할 것이다.
셋째, 목표를 잘 세워야겠다. 이번처럼 3시간20분이내의 목표를 세웠다가 25km를 넘어서서 달성이 어렵다고 생각하니까 30km부터는 페이스가 뚝 떨어져버렸다. 그러고 나니 3시간30분이내에도 들어오지 못하는 결과가 발생했다. 앞으로는 목표를 2단계 정도로 나누어서 하나가 어렵더라도 포기하는 것이 아니라 두번째 목표를 위해서 달성할 수 있도록 해야겠다.
마라톤은 정신과 육체의 극한을 느껴야만 하는 힘든 운동이라는 것을 새삼 느낀 대회였다.
하지만, 이번처럼 안좋은 컨디션에서 이 만큼 달린 것을 생각한다면, 조금만 더 열심히 준비한다면 충분히 만족스러운 기록을 얻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얻었다. Km당 5분3초의 기록으로 달렸지만 가능성을 확인한 것만으로도 충분히 의미있는 대회였다고 생각된다.
겨울에 열심히 훈련을 해서 내년 동마에서는 부담없이 달리고, 만족스런 기록도 얻도록 해야겠다.
풀코스에 다시 자신있게 도전하는 모습이 그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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